우리 사회에는 장마처럼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문제들이 겹겹이 쌓여 있다. 그 중 요즘 화두가 되고 있는 청년 일자리 문제에 대해 살펴 보고자 한다.
대졸 취업률이 한국은 64.6%, 일본은 98%, 그냥 쉬었음 청년 50만명 돌파와 같은 통계들은 그 정확성 여부는 차치하고서라도 현재 우리 청년들이 제대로 숨 쉬기 힘든 상황임을 보여준다.
한국은 집단주의가 유별날 정도로 강하다. 이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가 바로 식당에 혼자 밥을 먹는 사람을 따가운 시선으로 보는 것이다. 직장에 소속되지 못한 사람을 업신여기고, 별볼일 없는 직장과 대단한 직장, 정규직 비정규직으로 구분짓는 행태가 개탄스러울 정도다.
지금의 청년 일자리 문제를 논하려면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구분하는 시스템에 대해 알아야 한다. 비정규직이 생겨나게 된 배경은 고용유연성을 높이기 위함이었다. 정규직은 쉽게 해고하지 못하고, 일손이 부족한 경우 일시적으로 일을 해줄 사람이 필요한데 이를 해소해줄 수 있는 방안이 바로 비정규직이었다. 처음엔 직무경험용으로 뽑아서 정규직 전환이 가능한 정책으로 보이는 듯 했으나 직장의 계급화만 부추기는 결과를 낳았다.
대부분의 청년들은 처음부터 좋은 일자리, 지인들에게 으스댈 수 있는 직장을 다니길 원한다. 그도 그럴 것이 학력과 스펙이 상향 평준화 되면서 '나 정도면 좋은 직장에 들어갈 수 있을거야'라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기업이 받을 수 있는 인원은 한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 구직을 하다 소위 '좋은 직장'에 들어가지 못하고, 좌절과 절망에 빠지는 청년들이 많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계급화는 당연한 현상이지만 청년들에게는 가혹한 현실이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구분하는 세태가 지금 청년들이 일하지 않는 근본적인 이유는 아닐 것이다. 다만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스며들어 있는 부조리와 편견이 청년들의 앞길을 막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청년들이 양질의 일자리를 마음껏 구할 수 있는 환경은 앞으로도 주어지지 않을 것이라 본다. 정치하는 분들도, 경제하는 분들도, 기업하는 분들도 각자 자기 위치에서 이런 상황을 타개할 방안을 찾고 있을것이다.
그런데 기성세대는 청년 탓을 하고, 청년은 사회를 이렇게 만든 기성세대 탓을 한다. 이렇게 탓만 해서는 합의점을 찾을 수 없고 상황 또한 나아지지 않는다. 청년은 자기 위치에서 최선의 방법을 찾아야 할테고, 지금의 기형적인 시스템을 만드는데 일조한 기성세대는 청년을 나무랄 게 아니라 따뜻한 마음으로 품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부디 청년들이 정규직과 비정규직이라는 틀 안에 갇히지 말고 남들에게 으스대기 위해 좋은 직장에 들어 가는 게 아니었으면 한다. 그리고 무엇이 스스로를 이끄는지 잘 생각해보고, 좋은 직장보다는 어떤 가치를 좇을 것인지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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